후통이란 무엇인가
후통(胡同, hútòng)은 베이징(北京) 구시가지의 좁은 골목길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 단어는 몽골어로 "물 우물(水井)"을 뜻하는 "호토그(hottog)"에서 유래한 것으로, 원나라(元朝, 1271~1368) 시대에 쿠빌라이 칸이 대도(大都)를 건설할 때 우물을 중심으로 주거 구역을 배치한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후통은 단순한 골목이 아니라 베이징 서민 문화의 핵심 공간입니다.
수백 년 동안 베이징 사람들은 후통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결혼하고, 늙어갔습니다. 후통의 양쪽에는 사합원(四合院, sìhéyuàn)이라 불리는 전통 주택이 줄지어 있고, 골목에서는 이웃 간의 대화, 아이들의 놀이, 행상인의 호객 소리가 어우러졌습니다. 최전성기인 1940년대에는 약 3,250개의 후통이 있었으나, 현대화와 재개발로 급격히 줄어들어 현재는 약 1,000개 미만만 남아 있습니다.
사합원: 후통의 전통 주택
후통을 이해하려면 사합원(四合院)을 알아야 합니다. 사합원은 "네 방향이 합쳐진 집"이라는 뜻으로, 동서남북 네 채의 건물이 중정(中庭, 안마당)을 둘러싸는 형태의 전통 주택입니다. 이 건축 양식은 약 3,000년의 역사를 가지며, 유교적 가치관이 건축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남쪽의 정문(大门)을 들어서면 영벽(影壁, yǐngbì)이라 불리는 차폐벽이 있어 외부에서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합니다. 정면의 북쪽 건물(正房, zhèngfáng)은 가장 높은 지위의 가족이 사용하며, 동쪽과 서쪽의 측면 건물(厢房, xiāngfáng)은 자녀 세대가, 남쪽 건물(倒座房)은 하인이나 서재로 사용되었습니다. 중정은 가족 생활의 중심으로, 석류나무, 대추나무, 화분 등이 놓여 사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형 사합원은 여러 겹의 정원(二进院, 三进院)으로 구성되었으며, 궁친왕부(恭亲王府)와 같은 귀족 사합원은 수십 채의 건물과 정원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주거 단지였습니다.
후통의 역사적 변천
후통의 역사는 베이징의 역사 그 자체입니다. 원나라 때 최초로 계획적으로 조성된 후통은 바둑판 모양의 정연한 격자 구조를 가졌습니다. 명나라(13681644)와 청나라(16441912) 시대에 후통은 더욱 발전하여, 사회적 계급에 따라 후통의 위치와 사합원의 규모가 정해졌습니다.
황궁(자금성) 가까이의 후통일수록 높은 신분의 사람이 살았습니다. 민국 시대(19121949)에는 많은 귀족 사합원이 분할되어 여러 가구가 함께 사는 "대잡원(大杂院, dàzáyuàn)"으로 변했습니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후에도 이 추세가 계속되어, 원래 한 가족이 살던 사합원에 510가구가 빼곡히 들어사는 경우가 흔해졌습니다.
1990년대 이후 본격적인 도시 개발로 수많은 후통이 철거되고 고층 아파트와 상업 시설로 대체되었습니다. "차이(拆, chāi)"라는 빨간 글자가 후통 벽에 적히면 철거가 임박했다는 뜻이었고, 이 글자는 많은 주민들에게 두려움의 상징이었습니다.
남라고항과 연대시가: 대표적 후통 거리
베이징에서 가장 유명한 후통 거리는 남라고항(南锣鼓巷, Nánluógǔ Xiàng)입니다. 길이 약 787미터의 이 골목은 원나라 시대에 형성된 약 740년 역사의 후통으로, 양쪽으로 8개의 측면 후통이 뻗어 있어 물고기 뼈 형태를 이룹니다. 현재 약 100여 개의 카페, 바, 부티크, 기념품 가게가 있으며, 연간 약 8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합니다.
그러나 지나친 상업화에 대한 비판도 있습니다. 연대시가(烟袋斜街, Yāndai Xiéjiē)는 "담뱃대 비스듬한 거리"라는 뜻으로, 청나라 때 담배 가게가 밀집했던 곳입니다. 길이 약 232미터의 이 짧은 골목에는 전통 공예품 가게, 골동품 상점, 찻집이 있으며, 남라고항보다 한적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스차하이(什刹海, Shíchàhǎi) 호수와 연결되어 있어 호숫가 산책과 함께 즐기기 좋습니다.
후통 생활 문화: 일상의 풍경
전통 후통에서의 일상은 이웃 간의 친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아침이면 새장을 들고 공원에 가서 새소리를 듣는 노인들, 후통 입구에서 장기(象棋, xiàngqí)를 두는 사람들, 삼륜 자전거에 과일을 싣고 "苹果甜啊(사과 달아요~)"를 외치며 지나가는 행상인의 모습이 후통의 일상 풍경이었습니다. 여름 저녁이면 주민들이 대나무 의자를 골목에 꺼내놓고 부채질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나량(纳凉, nàliáng)" 문화도 독특했습니다.
후통의 공동 화장실(公共厕所, gōnggòng cèsuǒ)은 단순한 위생 시설이 아니라 이웃 간의 만남과 대화가 이루어지는 사교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현대화 이전의 사합원에는 개별 화장실이 없었기 때문에, 주민들은 하루에 여러 번 공동 화장실을 방문하며 자연스럽게 이웃과 소통했습니다. 이러한 후통 생활 문화는 도시 재개발과 함께 빠르게 사라지고 있지만, 일부 보존 구역에서는 아직 그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후통의 현대적 변신
후통은 철거만 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일부는 현대적으로 재생(再生)되고 있습니다. 베이징 시정부는 2002년 "역사문화보호구(历史文化保护区)" 제도를 도입하여 25개 구역, 약 1,038개의 후통을 보호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이러한 보호 구역에서는 건물 외관을 유지하면서 내부를 현대적으로 리노베이션하는 방식의 재생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대기건축사사무소(大栅栏更新计划)의 "마이크로 후통(微胡同)" 프로젝트는 좁은 후통 공간에 현대적 기능을 접목한 혁신적 건축으로 국제적 주목을 받았습니다. 상업적으로는 후통을 활용한 부티크 호텔, 독립 서점, 갤러리, 크래프트 맥주집 등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우다오잉 후통(五道营胡同)은 "베이징의 가로수길"이라 불리며, 트렌디한 카페와 레스토랑이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후통 인력거 투어와 먹거리
후통을 가장 효율적으로 체험하는 방법은 인력거(人力车, rénlìchē) 투어입니다. 스차하이 주변에서 출발하는 인력거 투어는 약 12시간 동안 주요 후통을 돌며 가이드의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가격은 약 150300위안이며, 일부 투어는 사합원 내부 방문과 차 시음이 포함됩니다.
후통에서 맛볼 수 있는 먹거리도 매력적입니다. 자장면(炸酱面, zhájiàngmiàn)은 베이징의 대표적 면 요리로, 된장 소스에 비벼 먹습니다. 뤼다건(驴打滚, lǘdǎgǔn)은 콩고물을 묻힌 찹쌀 떡이고, 탕후루(糖葫芦, tánghúlu)는 산사 열매를 설탕 코팅한 길거리 간식입니다.
두즙(豆汁, dòuzhī)은 발효 녹두즙으로, 독특한 신 맛과 냄새가 있어 "베이징 사람만 좋아하는 음식"이라 불리지만, 한번 맛들이면 중독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후통 산책 추천 코스
베이징 후통을 충분히 즐기려면 반나절 이상의 시간을 할애하세요. 추천 코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지하철 6호선 난라고항역(南锣鼓巷站)에서 출발해 남라고항을 걸으며 카페와 기념품 가게를 둘러봅니다.
이후 서쪽으로 걸어 연대시가를 지나 스차하이 호수에 도착합니다. 스차하이에서 인력거 투어를 하며 주변 후통을 관람한 뒤, 궁친왕부(恭亲王府)를 방문합니다. 궁친왕부는 청나라 최대의 사합원으로, 입장료 40위안이며 정원이 특히 아름답습니다.
오후에는 지하철로 이동해 국자감(国子监) 거리를 산책하세요. 이곳은 원·명·청 시대의 최고 교육기관이 있던 곳으로, 고즈넉한 분위기의 후통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인천에서 베이징까지 직항으로 약 2시간이 소요되며, 베이징 수도공항에서 시내까지는 공항 철도로 약 25분이면 도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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