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이 미국 역사의 출발점인 이유
보스턴(Boston)은 미국 동북부 매사추세츠주의 주도이자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입니다. 1630년 영국 청교도 이민자들이 정착하며 시작된 이 도시는 미국 독립 전쟁(1775~1783)의 발화점이 된 장소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아는 미국이라는 나라는 사실상 보스턴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보스턴은 서울의 약 4분의 1 크기이지만 인구 밀도가 높은 걸어 다닐 수 있는 도시입니다. 레드라인, 그린라인 등 지하철 네트워크가 잘 갖춰져 있고, 유럽 도시처럼 역사적 건물과 현대 건축물이 섞여 있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하버드 대학교, MIT, 보스턴 대학교, 터프츠 대학교 같은 명문 대학들이 밀집한 학문의 중심지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도시 전체가 젊고 지적인 분위기를 풍깁니다. 의료 산업, 금융, 생명공학이 주요 산업이라 미국에서 1인당 소득이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프리덤 트레일 완벽 가이드
보스턴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프리덤 트레일(Freedom Trail)입니다. 보스턴 커먼(Boston Common)에서 시작해 벙커 힐 기념탑까지 4킬로미터에 걸쳐 빨간 벽돌과 페인트로 표시된 이 길을 따라가면 미국 독립과 관련된 16개의 역사 현장을 모두 만날 수 있습니다.
트레일의 주요 지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보스턴 커먼(Boston Common): 1634년 조성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공원. 영국군이 주둔했던 장소이기도 합니다.
- 매사추세츠 주청사(Massachusetts State House): 금색 돔으로 유명한 1798년 건축물.
- 파크 스트리트 교회(Park Street Church): 1809년 건축된 교회로 노예제 폐지 운동의 중심지.
- 그래너리 묘지(Granary Burying Ground): 벤저민 프랭클린의 부모, 폴 리비어, 사무엘 애덤스, 존 핸콕이 잠든 곳.
- 킹스 채플(King's Chapel): 보스턴에서 가장 오래된 성공회 교회.
- 벤저민 프랭클린 동상과 옛 시청: 프랭클린이 태어난 장소를 기념합니다.
- 올드 코너 서점(Old Corner Bookstore): 19세기 랠프 월도 에머슨, 너새니얼 호손 같은 작가들이 모이던 장소.
- 올드 사우스 미팅 하우스(Old South Meeting House): 1773년 보스턴 차 사건이 계획된 곳.
- 올드 스테이트 하우스(Old State House): 1776년 7월 18일 독립선언서가 보스턴 시민들에게 낭독된 발코니가 있습니다.
- 보스턴 학살 현장(Boston Massacre Site): 1770년 영국군이 식민지인 5명을 총으로 쏴 죽인 자리.
- 페뉴일 홀(Faneuil Hall): 자유의 요람으로 불리는 집회 장소.
- 폴 리비어 집(Paul Revere House): 1680년경 지어진 목조 가옥. 보스턴에서 가장 오래된 주거지.
- 올드 노스 교회(Old North Church): 폴 리비어가 영국군 침입을 알리는 등불을 걸었다는 종탑.
- 카프스 힐 묘지(Copp's Hill Burying Ground): 17세기 청교도들이 묻힌 곳.
- USS 컨스티튜션(USS Constitution): 1797년에 진수된 목조 군함으로 여전히 현역입니다.
- 벙커 힐 기념탑(Bunker Hill Monument): 1775년 벙커 힐 전투를 기념하는 67미터 석탑.
천천히 걸으면서 주요 장소에서 해설을 듣는 투어까지 포함하면 하루 종일 걸리는 코스입니다.
보스턴 차 사건의 진실
1773년 12월 16일 밤, 보스턴 항구에서 일어난 사건은 미국 역사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영국이 부과한 차(茶) 세금에 항의한 식민지인들이 원주민으로 변장하고 배에 올라가 342상자의 차를 바다에 쏟아부은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보스턴 차 사건(Boston Tea Party)입니다.
이 사건으로 영국은 강경 조치를 취했고, 식민지인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결국 1775년 4월 19일 렉싱턴과 콩코드에서 최초의 무력 충돌이 일어나며 독립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날 보스턴 차 사건 박물관(Boston Tea Party Ships & Museum)에서 당시 사건을 재현한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복원된 배에 올라 차 상자를 바다에 던지는 역할극까지 해볼 수 있어 아이들과 방문하기에도 좋습니다.
하버드 대학교 방문하기
보스턴에서 지하철 레드라인을 타고 케임브리지(Cambridge)로 넘어가면 하버드(Harvard)와 MIT가 있습니다. 1636년 설립된 하버드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며, 세계 최고 명문으로 꼽힙니다.
하버드 야드(Harvard Yard)에는 하버드 동상이 있는데, 관광객들은 부를 위해 동상의 발을 만지는 전통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동상의 세 가지 진실이 있습니다. 첫째, 동상의 인물은 사실 하버드가 아닙니다. 둘째, 발의 광택은 부의 상징이 아니라 관광객들의 습관 때문입니다. 셋째, 적힌 설립 연도에도 오류가 있습니다. 그래서 현지인들은 이를 세 가지 거짓말의 동상(Statue of Three Lies)이라 부릅니다.
하버드 자연사 박물관(Harvard Museum of Natural History)에는 세계에서 유일한 유리꽃 컬렉션(Glass Flowers)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레오폴드와 루돌프 블라슈카(Leopold and Rudolf Blaschka) 부자가 수십 년에 걸쳐 제작한 수백 점의 유리 꽃은 진짜 식물과 구별이 안 될 정도로 정교합니다.
MIT와 케임브리지의 혁신 분위기
하버드에서 찰스강을 따라 걸어가면 MIT(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가 나옵니다. 공학과 과학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며 실리콘밸리 기업의 창업자들 중 다수가 이곳 출신입니다.
MIT 캠퍼스는 캠퍼스 전체가 야외 미술관 같습니다. 프랭크 게리(Frank Gehry)가 설계한 스타타 센터(Stata Center)는 기울어진 건물로 유명하고, MIT 미디어랩(MIT Media Lab)은 미래 기술의 현장을 관람할 수 있는 건물입니다.
MIT 해크(MIT Hack)라는 장난 문화도 유명합니다. 학생들이 매년 캠퍼스에 기발한 장난을 벌이는 전통으로, 한 번은 건물 옥상에 실제 차량을 올려놓은 적도 있습니다.
보스턴의 음식 문화
보스턴은 해산물과 독특한 지역 음식의 도시입니다. 반드시 먹어봐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 로브스터 롤(Lobster Roll): 버터에 볶거나 마요네즈에 버무린 랍스터살을 핫도그 빵에 넣은 음식.
- 뉴잉글랜드 클램 차우더(New England Clam Chowder): 크림 기반의 조개 수프.
- 보스턴 크림 파이(Boston Cream Pie): 이름은 파이지만 실제로는 커스터드 크림을 넣은 케이크.
- 보스턴 베이크드 빈(Boston Baked Beans): 당밀에 조린 콩 요리.
- 카놀리(Cannoli):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가져온 디저트. 노스엔드(North End)의 마이크스 페이스트리(Mike's Pastry)가 가장 유명합니다.
노스엔드는 보스턴의 리틀 이탈리아로, 유럽 골목 분위기에서 정통 이탈리아 요리를 즐길 수 있는 동네입니다.
펜웨이 파크와 보스턴 스포츠
스포츠를 좋아한다면 펜웨이 파크(Fenway Park)를 방문해야 합니다. 1912년에 개장한 이 야구장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메이저리그 구장이며,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구장입니다. 좌측 외야의 11미터 높이 초록 펜스인 그린 몬스터(Green Monster)는 야구 팬이라면 꼭 한 번 봐야 할 상징입니다.
보스턴 셀틱스(NBA),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NFL), 보스턴 브루인스(NHL)까지 주요 프로 스포츠 팀이 모두 있어 스포츠 도시로도 유명합니다. 보스턴 사람들의 팀 사랑은 유별나서, 여행 중 스포츠 이야기로 현지인과 친해지기 쉽습니다.
보스턴 여행 영어와 매일11시
보스턴은 영어 악센트가 독특한 도시로도 유명합니다. R 발음을 흘리고 모음을 늘려 발음해서 park를 pahk로, car를 cah로 들리게 합니다. 영화 굿 윌 헌팅(Good Will Hunting)과 디파티드(The Departed)에서 이 억양을 들을 수 있습니다.
매일11시 블로그에서는 보스턴을 포함한 미국 동북부 여행과 역사에 관련된 영어 표현을 꾸준히 소개합니다. 매일 3개의 표현을 카카오톡으로 보내드립니다. 반복해서 듣다 보면 지역 억양도 조금씩 귀에 익숙해집니다.
보스턴은 짧은 여행으로는 아쉬움이 남는 도시입니다. 최소 2박 3일은 잡고 역사, 대학, 음식, 스포츠를 모두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