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페르민 축제란 무엇인가
산 페르민 축제(Fiestas de San Fermín)는 매년 7월 6일부터 14일까지 9일간 스페인 나바라주(Navarra)의 수도 팜플로나(Pamplona)에서 열리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제입니다. 축제의 가장 유명한 행사인 "엔시에로(Encierro)", 즉 소몰이 달리기는 매일 아침 8시에 6마리의 투우소와 함께 약 875미터의 좁은 거리를 달리는 아드레날린 넘치는 이벤트입니다. 그러나 산 페르민 축제는 소몰이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닙니다.
종교 행렬, 거인 인형 퍼레이드(Gigantes y Cabezudos), 불꽃놀이, 투우, 음악 공연, 민속 춤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9일 내내 이어지며, 매년 약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팜플로나를 방문합니다. 축제 참가자들은 전통적으로 흰 옷에 빨간 스카프와 빨간 허리띠를 착용하며, 이 흰색과 빨간색의 조합은 산 페르민 축제의 상징적 이미지가 되었습니다.
산 페르민 축제의 역사
산 페르민(San Fermín)은 팜플로나의 첫 번째 주교이자 수호 성인입니다. 전승에 따르면, 페르민은 3세기경 로마 시대에 팜플로나에서 태어나 기독교 선교 활동을 하다가 프랑스 아미앵(Amiens)에서 순교했습니다. 산 페르민을 기리는 종교 축일은 원래 10월 10일이었으나, 1591년에 7월 7일로 변경되었습니다.
소몰이 전통은 중세 시대에 투우장으로 소를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났습니다. 목동들이 소를 거리를 통해 몰고 가면, 젊은이들이 소와 함께 달리며 용기를 시험한 것이 엔시에로의 시작입니다. 1923년 미국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가 처음 산 페르민 축제를 방문했고, 1926년 소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The Sun Also Rises)"에서 축제를 생생하게 묘사하면서 국제적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엔시에로: 소몰이 달리기의 모든 것
엔시에로(Encierro)는 산 페르민 축제의 핵심 행사로, 7월 7일부터 14일까지 매일 아침 8시 정각에 시작됩니다. 코스는 산토도밍고 거리(Cuesta de Santo Domingo)의 소 우리에서 시작하여 메르카데레스 거리(Calle Mercaderes), 에스타페타 거리(Calle Estafeta)를 거쳐 투우장(Plaza de Toros)까지 약 875미터입니다. 6마리의 투우소(toro bravo)와 6마리의 유도소(cabestro, 길잡이 소)가 달리며, 전체 소요 시간은 보통 2분 30초에서 6분 사이입니다.
주자(corredor)들은 소보다 먼저 출발하여 소와 함께 달리는데, 좁은 거리에서 1톤에 가까운 소들과 함께 달리는 것은 극도로 위험합니다. 1910년 이후 16명이 엔시에로 중 사망했으며, 매년 수십 명이 부상을 입습니다. 가장 위험한 구간은 메르카데레스 거리의 "사각 코너(Curva de Mercaderes)"로, 소들이 미끄러지며 넘어지거나 무리에서 이탈하는 사고가 잦습니다.
축제의 시작: 추피나소와 폐막
산 페르민 축제는 7월 6일 정오에 시청 광장(Plaza del Ayuntamiento)에서 열리는 "추피나소(Chupinazo)" 행사로 시작됩니다. 시청 발코니에서 시장 또는 저명인사가 "팜플로나 시민 여러분! 산 페르민 만세!(¡Pamploneses! ¡Pamplonesas! ¡Viva San Fermín!)"를 외치며 로켓 폭죽을 발사하면, 광장에 모인 수만 명의 군중이 일제히 "비바!(¡Viva!)"를 외치며 샴페인과 상그리아를 뿌립니다.
이 순간부터 팜플로나 전체가 거대한 파티장으로 변합니다.
축제의 마지막 날인 7월 14일 자정에는 "포브레 데 미(Pobre de Mí, 불쌍한 나)" 행사가 열립니다. 시청 광장에 모인 군중이 촛불을 들고 "불쌍한 나, 산 페르민이 끝났다(Pobre de mí, pobre de mí, que se han acabado las fiestas de San Fermín)"를 노래하며 빨간 스카프를 풀어 축제의 종료를 알립니다.
투우: 논쟁과 전통 사이
산 페르민 축제의 또 다른 핵심 행사는 투우(corrida de toros)입니다. 엔시에로에서 달린 소들은 그날 저녁 투우장에서 투우사(torero/matador)와 대결합니다. 팜플로나의 투우장은 1922년에 건설된 19,529석 규모의 경기장으로, 스페인에서 세 번째로 큰 투우장입니다.
축제 기간 매일 오후 6시 30분에 투우가 시작되며, 한 회에 6마리의 소가 차례로 투우사와 대결합니다. 티켓 가격은 좌석 위치에 따라 10~150유로까지 다양하며, 그늘석(sombra)이 햇볕석(sol)보다 비쌉니다. 그러나 투우에 대한 논쟁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동물 권리 단체들은 투우가 동물 학대라며 매년 축제 기간 시위를 벌이고, 일부 스페인 지방(카탈루냐, 발레아레스 제도)에서는 이미 투우를 금지했습니다. 나바라주에서는 아직 합법이지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투우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거인 인형 퍼레이드와 음악
엔시에로와 투우 외에도 산 페르민 축제에는 다양한 전통 행사가 있습니다. "히간테스 이 카베수도스(Gigantes y Cabezudos)" 퍼레이드는 높이 약 4미터의 거대한 인형 8체와 큰 머리 인형 5체가 거리를 행진하는 행사로, 주로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8체의 거인 인형은 4쌍의 왕과 왕비(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아메리카)를 표현하며, 1860년부터 이어져 온 전통입니다.
"록칼데스(Riau-riau)"는 시의원들이 성당까지 행진할 때 시민들이 "라 마르세예즈"에 맞춰 길을 막으며 춤추는 독특한 행사였으나, 안전 문제로 1997년에 공식적으로 중단되었습니다. 축제 기간 팜플로나 곳곳에서 페냐(peña)라 불리는 지역 동호회 밴드들이 거리에서 음악을 연주하며, 이들의 활기찬 파소도블레(pasodoble)와 호타(jota) 음악이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킵니다.
엔시에로 참가 안전 수칙
엔시에로에 직접 참가하고 싶다면 반드시 안전 수칙을 숙지해야 합니다. 공식 규칙에 따르면 18세 미만은 참가할 수 없으며, 음주 상태에서의 참가는 금지됩니다. 실제로 술에 취한 상태로 달리다가 사고를 당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매년 발생합니다.
반드시 운동화를 신어야 하며, 샌들이나 슬리퍼는 금지입니다. 카메라, 셀카봉, 배낭 등 소지품은 가져가면 안 됩니다. 넘어지면 절대 일어나려 하지 말고 바닥에 엎드려 머리를 감싸야 합니다.
일어나려다 소에 받히는 사고가 가장 흔합니다. 벽에 기대 서 있는 것도 위험한데, 소에 밀린 군중에 의해 압사할 수 있습니다. 경험자들의 조언에 따르면 에스타페타 거리(Calle Estafeta) 구간이 상대적으로 넓고 안전하며, 산토도밍고의 오르막과 메르카데레스의 코너는 가장 위험한 구간입니다.
참가하지 않고 관전만 할 경우, 코스변의 발코니를 빌리거나(약 50~100유로) 투우장 내부 관람석(약 10유로)에서 소가 들어오는 장면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팜플로나 여행 가이드
팜플로나는 바르셀로나에서 버스로 약 5시간, 마드리드에서 고속열차(AVE)로 약 3시간 거리에 있습니다. 직항편은 없으므로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를 경유해야 합니다. 축제 기간 숙소는 6개월 이상 전에 예약해야 하며, 가격이 평소의 3~5배로 오릅니다.
저렴한 옵션으로는 캠핑장(Camping Ezcaba 등)이 있으며, 시내 중심에서 버스로 약 15분 거리입니다. 식사는 구시가지의 바에서 핀초스(pintxos, 바스크 지방의 타파스)를 즐기는 것이 전통입니다. 에스타페타 거리의 "Bar Gaucho"와 산 니콜라스 거리의 "Bodegón Sarría"가 현지인 추천 맛집입니다.
축제 기간이 아니라도 팜플로나는 방문할 가치가 있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의 주요 경유지이며, 구시가지의 중세 성벽, 나바라 왕국 궁전, 시타델라 공원 등 볼거리가 풍부합니다. 매일11시 블로그에서 스페인 축제 문화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