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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와이탄(外滩) — 낮보다 밤이 압도적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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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와이탄(外滩) — 낮보다 밤이 압도적인 이유

상하이를 처음 가는 사람에게 와이탄은 낮보다 밤에 가야 한다. 그 이유를 직접 걸어보고 알았다.

2026-04-28·7분 읽기

저녁 7시 반, 상하이 난징동루 지하철역에서 나오자마자 사람들이 한쪽 방향으로 쏟아져 가고 있었다. 다들 와이탄(外滩) 쪽이었다. 강 건너 동방명주가 한참 멀리 보였는데, 이미 그 위에 색이 입혀지기 시작했다.

낮에 한 번 본 풍경이지만, 그때는 좀 실망했다. 강 건너 마천루도 그냥 평범했고, 와이탄 자체는 옛 유럽풍 건물들이 줄지어 있는 산책로일 뿐이었다. "이게 그렇게 유명한 곳이라고?" 정도였다.

밤 8시가 되자 그 의문이 완전히 사라졌다.

와이탄은 두 도시가 마주 보는 곳이다

와이탄은 황푸강(黄浦江)을 사이에 두고 두 개의 상하이를 동시에 보게 만드는 곳이다.

서쪽(와이탄 쪽)에는 1920~30년대 영국, 프랑스, 미국이 지은 신고전주의 건물들이 1.5km 정도 줄지어 있다. HSBC 본관, 옛 세관 건물, 피스 호텔 같은. 영화 세트 같은 야경 조명이 켜지면 마치 식민지 시대로 돌아간 느낌이다.

동쪽(푸동 쪽)에는 동방명주(东方明珠), 진마오 타워, 상하이 환구금융중심, 상하이 타워가 한 화면에 들어온다. 다 1990년 이후에 지어진 건물들이다.

와이탄에 서 있으면, 100년 전과 지금이 강 하나 사이로 마주 보고 있다.

이게 와이탄의 진짜 정체다. 서쪽은 과거, 동쪽은 미래. 두 시대가 한꺼번에 시야에 들어오는 곳이 도시 전체에 거의 없다.

조명이 켜지는 시간을 노려야 한다

와이탄이 가장 인상적인 시간은 의외로 정해져 있다. 해 질 무렵부터 동방명주에 색이 들어오는 약 30분 정도다.

여름은 7시 반쯤, 겨울은 5시 반쯤이라고 보면 된다. 푸동 쪽 마천루들이 한꺼번에 색을 바꾸는데, 동방명주는 분홍, 진마오는 황금, 상하이 타워는 파란색 그라데이션. 어떤 날은 빨강과 금색만, 어떤 날은 무지개색.

(참고로 큰 행사가 있는 날은 더 화려하다. 국경절이나 음력 새해 무렵이 절정이다.)

밤 10시쯤 되면 일부 건물 조명이 꺼지기 시작한다. 푸동 쪽 마천루도 평일에는 일찍 어두워진다. 그러니까 진짜 화려한 와이탄 야경을 보려면 7시~9시 사이가 골든타임이다.

강 건너로 건너가야 끝난다

와이탄에서 야경을 본 다음에는 그 강을 건너봐야 진짜다. 페리(轮渡)가 있다. 한 번에 2위안. 약 5분.

페리에서 돌아본 와이탄 쪽 야경이 또 압권이다. 옛 건물들 조명이 황금빛으로 강물에 비치는 풍경. 푸동에서 와이탄을 보는 시점이 사실 더 좋다는 사람도 많다.

푸동 쪽에 도착하면 동방명주 바로 아래까지 갈 수 있다. 가까이서 보면 거대하다. 468m. 위에 올라가면 야경 전망대가 있는데, 솔직히 표값이 비싸고 줄도 길다.

차라리 상하이 타워(632m, 중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 전망대가 낫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사람도 덜 붐빈다.

와이탄에서 자주 하는 실수

와이탄에 처음 가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실수가 몇 개 있다.

  • 너무 일찍 도착 — 5시쯤 가면 아직 건물들이 평범해 보인다
  • 사진만 찍고 그냥 떠남 — 조명 변화를 못 보고 가는 경우가 많다
  • 푸동 안 건너감 — 와이탄에서 본 푸동만 기억하고 끝나는 경우
  • 너무 늦게 도착 — 9시 반 넘어가면 분위기가 사그라든다

특히 마지막이 흔하다. 저녁 먹고 천천히 갔더니 사람도 줄고 조명도 일부 꺼져 있더라는 경우. 와이탄은 야시장처럼 늦게까지 활발한 곳이 아니다.

와이탄이 여전히 작동하는 이유

상하이는 빠르게 변한다. 푸동은 매년 풍경이 달라진다. 그런데 와이탄만큼은 100년 전과 거의 똑같다.

이유는 간단하다. 보호 구역이라서다. 1996년부터 와이탄 건물들은 국가 문화재로 지정됐다. 외관 변경이 거의 불가능하다. 상하이 정부가 의도적으로 "과거"를 보존한 거다.

그 덕분에 와이탄은 단순한 산책로 이상의 의미가 됐다. 1920년대 상하이를 그대로 걸어볼 수 있는 곳, 동시에 21세기 상하이의 스카이라인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

다음에 상하이에 가게 된다면, 와이탄에는 두 번 가보길 권한다. 낮에 한 번, 밤에 한 번. 같은 자리에서 두 시간만 떨어진 풍경이 얼마나 다른지 직접 보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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