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키덴이란 무엇인가
에키덴(駅伝, えきでん)은 장거리 구간을 여러 주자가 릴레이로 달리는 일본 고유의 도로 경주입니다. 정식 명칭은 "에키덴 경주(駅伝競走)"이며, "역(駅)"은 역참(驛站), "전(伝)"은 전하다를 의미합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옛날 역참 제도에서 말을 갈아타며 서신을 전달하던 전통에서 유래했습니다.
에키덴에서 주자들은 "타스키(襷, たすき)"라 불리는 어깨띠를 다음 주자에게 전달하며, 이 타스키 전달(タスキリレー) 순간은 에키덴의 가장 감동적인 장면입니다. 타스키를 받아 달리는 행위는 팀원들의 땀과 눈물, 수개월간의 훈련을 이어받는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닙니다. 일본에서 에키덴은 마라톤이나 트랙 경기보다 훨씬 높은 인기를 누리는 국민 스포츠로, 특히 새해에 열리는 하코네 에키덴은 시청률 30% 이상을 기록하는 국민적 행사입니다.
에키덴의 역사: 1917년 첫 대회
에키덴의 공식적인 시작은 1917년 4월에 열린 "도카이도 에키덴(東海道駅伝徒歩競走)"입니다. 교토 산조 대교(三条大橋)에서 도쿄 우에노 시노바즈 연못(上野不忍池)까지 약 508킬로미터를 23구간으로 나누어 3일간 달린 이 대회는 일본 천도 50주년을 기념하여 열렸습니다. 도쿄팀, 나고야팀, 오사카팀이 참가했으며, 오사카팀이 우승했습니다.
이 대회의 성공을 계기로 에키덴 문화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었고, 1920년에는 하코네 에키덴이 시작되었습니다. 에키덴은 일본 고유의 스포츠 형식으로, 1989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마라톤 릴레이 종목을 공식화하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일본 전국에서 연간 수백 개의 에키덴 대회가 열리며, 초등학생부터 실업단 선수까지 다양한 수준의 대회가 있습니다.
하코네 에키덴: 일본 정월의 국민 행사
하코네 에키덴(箱根駅伝)은 정식 명칭 "도쿄 하코네 왕복 대학 에키덴 경주(東京箱根間往復大学駅伝競走)"로, 매년 1월 2일과 3일 이틀에 걸쳐 열리는 대학 에키덴 대회입니다. 도쿄 오테마치(大手町)에서 하코네 아시노코(箱根芦ノ湖)까지 왕복 약 217.1킬로미터를 10구간(편도 5구간씩)으로 나누어 20개 대학팀이 경쟁합니다. 1920년에 처음 시작된 이 대회는 2026년 기준 102회째를 맞이했으며, 일본 정월 행사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닛폰 TV(日本テレビ)가 전 구간을 생중계하며, 시청률은 매년 25~30%를 기록합니다. 약 100만 명의 관중이 연도에 나와 응원하며, 선수들의 땀과 눈물, 기쁨과 좌절이 교차하는 장면은 새해 일본의 가장 감동적인 풍경 중 하나입니다.
하코네 에키덴의 10구간 해설
하코네 에키덴의 10구간은 각각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왕로(往路) 1구간(21.3km)은 오테마치에서 쓰루미(鶴見)까지로, 팀의 에이스가 배치되는 "꽃의 1구간"입니다. 2구간(23.1km)은 쓰루미에서 도쓰카(戸塚)까지로, 가장 긴 거리에 팀 최강의 주자가 달리며 "꽃의 2구간(花の2区)"이라 불립니다.
3구간(21.4km)은 해안을 따라 달리는 구간으로 강풍이 변수입니다. 4구간(20.9km)은 평탄한 구간이지만 팀 순위가 재편되는 중요한 구간입니다. 5구간(20.8km)은 오다와라(小田原)에서 하코네까지의 산악 구간으로, 약 874미터의 고도를 올라야 하는 최난코스이며, 이 구간을 잘 달리는 선수를 "산의 신(山の神)"이라 부릅니다.
복로(復路) 6구간은 반대로 산에서 내려오는 구간으로 무릎에 큰 부담이 갑니다. 7~10구간은 하코네에서 도쿄로 돌아오는 구간으로, 마지막 10구간의 역전 드라마가 특히 극적입니다.
에키덴의 전설적 명승부
에키덴 역사에는 수많은 감동적인 명승부가 있습니다. 2005년 제81회 하코네 에키덴에서 이마이 마사토(今井正人)는 5구간 산악 코스에서 경이로운 스퍼트를 보이며 "초대 산의 신"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그는 11위에서 단숨에 1위까지 끌어올리는 기적을 연출했습니다.
2012년에는 도요 대학(東洋大学)의 가시와바라 다케시(柏原竜二)가 5구간에서 4년 연속 구간 신기록을 세우며 "새로운 산의 신"으로 불렸습니다. 가장 극적인 순간 중 하나는 2004년 제80회 대회에서 일어났습니다. 주오 대학(中央大学)의 앵커 주자가 10구간 마지막 200미터에서 탈수 증상으로 비틀거리면서도 타스키를 놓지 않고 기어서라도 중계소에 도달하려는 모습은 일본 전역을 울렸습니다.
이러한 장면들이 에키덴이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일본인의 근성과 팀워크 정신을 상징하는 문화적 아이콘이 된 이유입니다.
실업단 에키덴과 여자 에키덴
하코네 에키덴 외에도 일본에는 다양한 에키덴 대회가 있습니다. "뉴이어 에키덴(ニューイヤー駅伝)"로 불리는 전일본실업단 에키덴(全日本実業団対抗駅伝)은 매년 1월 1일 구마현(群馬県)에서 열리며, 도요타, 혼다, 후지쯔 등 일본 대기업 실업단 팀들이 참가합니다. 100킬로미터 7구간으로 구성되며, 올림픽 대표 선수급의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합니다.
여자 에키덴도 매우 인기가 높습니다. "프린세스 에키덴(プリンセス駅伝)"은 여자 실업단 에키덴의 예선 대회이며, "퀸즈 에키덴(クイーンズ駅伝)"이 본선 대회입니다. 전일본대학여자에키덴(全日本大学女子駅伝)은 매년 10월 미야기현 센다이(仙台)에서 열리며, 리츠메이칸 대학(立命館大学)과 나고야 대학(名城大学)이 강호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교 에키덴은 매년 12월 교토에서 열리며, 미래의 스타 선수를 발굴하는 무대입니다.
에키덴과 일본 장거리 육상의 관계
에키덴은 일본 장거리 육상의 육성 시스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일본의 유망한 장거리 선수들은 고등학교 에키덴 → 대학 에키덴(하코네) → 실업단 에키덴의 경로를 거치며 성장합니다. 하코네 에키덴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올림픽 마라톤 대표로 선발되는 경우가 많으며, 2021년 도쿄 올림픽 마라톤 일본 대표 3명 중 2명이 하코네 에키덴 출신이었습니다.
그러나 에키덴 시스템에 대한 비판도 있습니다. 20킬로미터 전후의 에키덴 구간에 최적화된 훈련이 42.195킬로미터의 풀 마라톤 기록 향상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일본 남자 마라톤은 2000년대 이후 세계 정상권에서 밀려났으며, 이를 에키덴 편중 훈련의 문제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 오쓰카 기이치(大塚祥平)나 스즈키 겐타(鈴木健太) 등 하코네 출신 선수들이 2시간 5분대를 돌파하며 반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에키덴 관전 가이드와 여행 팁
하코네 에키덴을 직접 관전하고 싶다면 1월 2~3일에 도쿄를 방문해야 합니다. 출발점인 오테마치 요미우리 신문 본사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관중이 모이며, 출발 시각은 오전 8시입니다. 인기 관전 포인트로는 2구간의 쓰루미 중계소, 5구간의 하코네 산악 구간 도중, 그리고 10구간의 오테마치 골인 지점이 있습니다.
연도에서 응원할 때는 팀 깃발이나 응원 도구를 가져가면 더 즐겁습니다. 각 대학 공식 응원단의 정해진 자리도 있으니 미리 확인하세요. 하코네 지역 자체도 온천 여행지로 유명하므로, 에키덴 관전과 온천 여행을 결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하코네유모토(箱根湯本) 온천 마을은 에키덴 코스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경주를 관전한 뒤 온천을 즐길 수 있습니다. TV 중계를 시청하려면 호텔에서 닛폰 TV를 틀면 됩니다. 한국에서는 인천-나리타 또는 인천-하네다 항공편으로 도쿄에 도착한 뒤 오테마치까지 전철로 이동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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